[ 중앙뉴스미디어 ] “이번에 관리기 좀 빌리러 왔슈. 몇 만 원이면 배달도 되니께 요즘 괴산에 농기계 사는 사람 읎다매?”
임대사업소에 들어선 안희권 씨를 웃으며 맞이한 박종덕 주무관은 “그럼요! 어지간한 농기계는 다 있고 워낙 싸서, 그냥 빌려 쓰는 사람이 많아요. 올해 상반기에만도 벌써 천여 농가에서 3,100여 건이 넘어요.”라고 화답했다.
"밭에 기계를 옮길라믄 차가 없응께 배달도 됨 좋겄는디... 배달도 돼쥬?"라는 안 씨의 말에 컴퓨터에서 빠르게 예약을 확인한 박 주무관은 "그럼요! 관리기 배달도 예약했으니 그날 아침에 밭까지 가져다 드릴게요"라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파쇄기를 빌리기 위해 임대사업소를 찾은 박용구 씨는 “임대료도 저렴하고 자주 쓰지 않는 기계를 뭐 하러 비싼 돈 주고 사?”라며 사용법을 설명 들은 뒤 장비를 실은 트럭을 몰고 밭으로 향했다.
당일 관리기를 전달받은 농민 씨는 "배달까지 해주니 기계를 직접 나를 필요가 없응께, 너무 편햐"라며 밭일에 나섰다.
충북 괴산군 농기계 임대사업소가 농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값비싼 최신 농기계를 저렴하게 빌려주는 데다 배달도 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다.
생산 원가를 한 푼이라도 줄이려는 농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임대사업소 운영 실적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까지 5개월 간 1,092농가에서 3,108건을 임대해 지난 한 해 동안 1,599농가가 5,584건을 임대한 것과 비교해도 부쩍 늘었다.
굳이 기계를 사서 유지·보수 비용까지 부담하는 것보다 생산 원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으니 농업 경영 방식도 변화하는 셈이다.
특히, 억대를 호가하는 트랙터 등의 고가 농기계도 9만 원 수준으로 빌릴 수 있어 농민들은 최신 장비를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장비가 낡거나 오래된 것 아니냐는 편견이 있을 수 있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괴산군 전체 임대 농기계의 내구연한을 고려한 노후화율은 39%에 불과하다.
지난해 5억 5천여만 원을 들여 노후 농기계 41대를 대체 구입한 것에 이어 올해도 2억 원을 투자해 퇴비살포기 등 16종의 29대도 들여올 계획이다.
도입하는 장비는 농민들을 대상으로 임대농기계 수요 조사를 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농기계 도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구입 예정인 농기계들도 이 조사를 바탕으로 농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기계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장비 도입을 결정했다.
불용농기계는 관내 농가에 저렴한 가격에 수의 매각해 농가의 살림에 보템이 되도록 했다.
임대 농기계 운반 차량이 없는 농민들의 불편을 해소한 임대 농기계 운송서비스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군비 보조를 통해 1~2만 원 수준에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다. 올해는 운송서비스 사업소를 4곳으로 확대해 농민들의 접근성도 개선했다. 내년부터는 전 사업소로 배달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달까지 148건의 배달 서비스 이용 실적을 기록해 작년 한 해 동안의 총 이용 건수(168건)에 근접할 정도로 수요가 급증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정소영 농기계지원팀장은 “농민들의 필요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임대 농기계 수요를 조사해 기계를 도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며 “고가의 값비싼 농기계를 농민들이 저렴하게 가까이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군은 9곳(괴산, 감물, 장연, 연풍, 청천, 덕평, 청안, 사리, 불정)의 임대사업소에서 62종 1082대를 운영 중인데 농민들의 수요를 기반으로 농기계를 더 보강할 예정이다.
군은 청안면 부흥, 칠성면, 문광면 등 3곳에 농기계임대사업소를 추가로 신축해 12개소를 운영할 계획이며, 올해 말 청안면 부흥, 칠성면 농기계임대사업소 준공을 완료하고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뉴스출처 : 충청북도 괴산군]